연구에 미치니까 꿈속에 해법이 보이더군
복성해 前 생명공학연구원장
다국적 제약회사인 로슈사에 있었을 때지. 노정구 박사라고 친구가 있는데 3년 동안이나 틈만 나면 나를 데리러 왔어. 결국 그 친구 열의에 못 이겨 87년도에 국내로 들어오게 되었어. 채영복 장관께서 직접 오셨을 때도 거부했었는데 말이야.
유학을 떠난지 18년만일꺼야. 당시 우리 아이들이 초등학교 5, 6학년이었는데 약 6개월간 싸우고 나서야 한국에 돌아올 수 있었지.
87년 귀국하니 사람들이 물(생수)을 사먹더라고.
그런데 농약이 가득한 음식들은 그냥 먹더라고. 정수기, 물시장을 따져보니까 정수기는 1조원이 넘는데 음식의 기초재료가 되는 농작물에 꼭 필요한 농약시장은 5천억원도 안돼.
이런 미친나라가 어디 있나? 돈을 어디에 써야할지를 모르잖아. 발전가망성이 있는 무공해 농약을 개발해야겠다고 마음먹었지. 밤잠을 설치면서 만들었어. 그런데 어느 날 꿈에서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더라고. 미생물이 물에 잘 붙는 그런 꿈이었지. 당장 실험에 들어갔지. 값도 싸고 물에 잘 붙고 균속에서도 살아갈 수 있는 것을 개발했지. 결과는 대 성공이었어. 독일발명전시회에서 금상도 수상할 만큼 인정받았어.
그런데 문제는 실용성이 없었다는 거야.
효력이 너무 약했어. 그리고 그것을 수정하려고 하면 가격이 많이 들고. 사람들이 환경을 생각하나. 당장 현실에 들어맞는 것을 생각하지. 실용성을 갖추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어. 아무도 그 특허를 활용할 수 없었던 거지. 한마디로 쓸모없는 연구만 한거야.
그런데 언젠가 소설동의보감을 읽는데 마지막 책장을 접는데 머릿속을 확 스치고 지나가는 것이 있더라고. 식물을 연구하면 쓸모가 있겠다는 생각을 한거지.
충남대 약대교수 한사람이 귤껍질 속에 좋은 것이 많다고 이야기를 하더라고. 며칠 후 농림부에서 제주도 감귤이 망할 것 같으니 살릴 수 있는 방안을 한번 마련해보라고 하잖아. 우루과이라운드(UR)로 농민들이 들고 일어나자, 우리 농산물 활용차원에서 연구과제들이 생겨나게 된거야.
귤은 그렇게 만난거야. 귤껍질을 이리저리 연구했는데 뾰족한 활용방법이 없더라고. 애써 연구했는데 실패하니까 실망이 크더군. 연구원 한명이 남은 시료를 버릴 건지 물어보더라고. 신경질이 팍 나 쥐에게나 먹이라고 했지. 그리고 잊어버렸어.
두 달후 천지개벽하는 일이 일어났지.
쥐의 콜레스테롤이 반으로 줄었다는 거야. 역으로 추적해보니까 지방간, 혈압 그리고 당도도 다 떨어졌더라고. 급하게 모든 것이 돌아갔지. 정말 엄청난 일이잖아. 논문, 특허 발표가 활발하게 이루어졌어. 연구라는 게 그런 것 같아. 간절히 생각하고 연구하다보면 정말 우연하게 발견하는 것들이 많거든.
나도 많은 실패를 했어.
연구결과로는 좋았지만 산업적으로는 전혀 쓸모가 없는 것도 많았지. 그런데 말이야 너무 단기간에 성과를 바라보지 않았으면 좋겠어. 실패를 하더라도 온 에너지를 다 쏟아 부으면 시간이 지난 다음 뭔가 한국과학에 기여를 했다는 것을 느낄 때가 있을 꺼야. 시간이 지난 뒤 에도 문득 이룬 성과에 대해 기쁨을 느끼는 것, 그게 과학자의 보람이 아닐까.
최근 복성해 박사 근황
“내 몸을 실험용으로 쓰고 있다네. 쥐를 많이 사다 쓸 형편도 안되고… 최근 몇 달 동안 마신 소주가 250병에 이르지만 아직 건강해.”
생명공학연구원 내에 자리잡은 바이오뉴트리젠(www.bionutrigen.com)을 찾았을 때 그는 자신이 마루타(인체 실험대상)가 된 것을 자랑스러워했다.
바이오뉴트리젠은 한겨레발명대회에서 금상수상으로 받은 상금 1억원으로 설립한 회사란다.
복박사는 생명공학자로 ‘논문124편과 특허 220 건’의 화려한 연구성과를 냈고, 생명공학연구원 원장시절에는 연구원창업을 지원, 1백여개의 바이오벤처기업을 탄생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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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교수님인 홍희기 교수님께서 메일로 보내주신 기사입니다... 저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참으로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열정을 가지며, 간절히 노력하다보면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많은 것들이 완성될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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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 "TOOL TECH 2003" 
